일본인 여성과 연애부터 결혼식까지의 과정 [비망록]
교제에서부터 결혼을 결심하기까지 1년이란 시간
2017년 11월
- 그녀와는 지인의 소개로 만나, 얼마 지나지 않아 교제를 시작하다
회사에서 돌아오는 길에 항상 들리던 단골 선술집에서 알게 된 지인의 소개로 지금의 아내를 만나게 되었다.
만남을 가지다 3~4개월이 지났을 무렵, 나는 그녀에게 고백을 했고, 그녀는 망설임 없이 받아주었다.
우리의 교제가 시작되었다.
2017년 12월
- 사귄지 한 달 만에 그녀의 집에서 부모님과 식사를 하게 되다
12월의 어느 일요일. 여느 때와 다름없이 여자 친구와 데이트를 하고, 저녁 무렵에 역에서 갈라져 집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그런데 여자 친구가 엄마에게 LINE을 받고서는, 갑자기 나에게 자기 집에 같이 가서 저녁을 먹지 않겠냐고 이야기 제안해 왔다.
여자 친구 : "엄마가 집에서 저녁 먹을거냐고 물어보는데, 오빠도 같이 가서 먹을래?"
나 : "뭐, 뭐? 갑자기?"
여자 친구 : "응... 왠지.모르겠지만, 오늘 같이 가는게 좋을 것 같아"
나 : "왜?"
여자친구 : "다음 달부터 우리 아빠가 홍콩에 전근을 가시는데, 이번에 한 번 가버리면 또 몇 년 동안이나 거기에 있을지도 모를 거 같아서"
나는 그녀의 이 답변이 의미심장하게 느껴졌다.
나는 한참을 고민하다가 그 제안을 받아들였고, 얼떨결에 그녀의 부모님과 처음으로 대면을 하게 되었다.
여자 친구의 부모님과의 첫 대면은 큰 문제없이 끝났다.
집에 돌아간 후에 여자 친구에게 전화가 와서 "잘했어"(?)라며, 칭찬해주었다.
2018년 8월
- 회사동기들과의 해외여행, 그곳에서 여자 친구와 결혼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다
회사의 여름휴가. 동기들과 미국 여행을 떠났다.
나는 입사 2년 차 때부터 매년, 회사의 여름휴가나 연휴를 이용해서, 언제나 같은 멤버들과 해외여행을 떠나왔었다.
이 친구들과 떠나는 여행은 너무나도 설레고 즐거운 일이지만, 이렇게 보내는 시간도 영원할 수만은 없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리고 미국 서부의 끝없이 펼쳐진 사막 한가운데를 차로 내달리는 중에, 나는 그녀와 결혼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물론 이 무렵에는 여자 친구와도 결혼에 대한 의향을 함께하고 있었다.
2018년 9월
- 여자친구 어머니에게 결혼에 대한 의향을 밝히다.
어느 주말 저녁. 여자 친구와 여자친구 어머니,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이서 함께 저녁을 하게 되었다. 그 자리에서 처음으로 결혼에 대한 의향을 밝혔다. 여자 친구의 어머니는 축하한다며, 그리고 잘 부탁한다고 말씀해주셨다.
그리고 결혼식을 올린다면 내 고향인 대구에서 올리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 점에 대해서도 의향은 알겠다며, 둘이서 같이 잘 준비해보라며 격려해 주셨다.
2018년 11월
- 여자 친구를 한국의 부모님에게 소개를 하다(한국 첫번째 방문)
여자친구를 나의 고향인 대구로 초대했다.
공항까지 마중 나와주신 우리 부모님. 우리 엄마가 공항에서 처음 만난 내 여자 친구에게 뜬금없이, "우리 아들이 어디가 좋아서 사귀어준 거니? 정말로 고마워"라는 말씀을 시전 하시며 나를 당황케 했다.
어쨌거나 고향 방문은 성공적이었다. 여러모로 걱정이 많았지만, 부모님도 여자 친구를 좋게 봐주셨고, 여자 친구도 대구를 마음에 들어 했다.
그리고 우리는 대구에 머무르는 동안 우리는 결혼식장을 보러 갔다. 일본에서 와 주실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을 배려하기 위해, 대구공항에 있는 에어포트 호텔・예식장을 후보로 생각해 두었다.
결혼식 예정은 1년 뒤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으므로, 호텔이나 결혼식장은 모두 예약이 비어있는 상태였다. 우리는 그 자리에서 바로 계약금을 지불하고, 정확한 날짜가 정해지면 따로 방문하여, 정확한 객실수와 결혼식 일정을 확정하겠다고 이야기했다.
프러포즈에서 결혼식을 올리기까지
2018년 12월
- 그녀에게 청혼을 하다
12월의 마지막 날. 나는 서프라이즈로 그녀 몰래 준비한 반지를 꺼내 들며 정식으로 청혼을 했다.
그녀는 한참 동안이나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내 청혼을 받아주었다.
2019년 5월
- 신혼살림을 먼저 시작하다
함께 살면서 결혼식 준비를 해야만, 차질 없이 준비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핑계로, 우리 회사에 신혼 사택을 신청하여 함께 신혼살림을 먼저 차렸다.
우리의 본격적인 부부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2019년 6월
- 정식적으로 혼인신고를 하다
아내와 함께 구청에 가서 혼인신고를 했다.
혼인신고일은 아내의 생일 전날로 정했다.
왜냐하면 아내가 자신의 어머니와 동일하게 만 24살 중에 결혼한 것으로 하고 싶다는 것이 이유였다.
- 결혼식 준비차 한국에 방문하다(한국 두 번째 방문)
결혼식 준비차 한국에 방문했다. 좀 문제가 있어서 방문 중에 예식장을 급변경했다.
K-결혼식에 빠질 수 없는 스드메 중, 드레스 고르기를 진행했다.
그리고 우리 부모님께서 아내에게 결혼식 때 입을 한복을 맞춰 주셨다.
2019년 9월
- 결혼식 준비차 한국에 방문하다(한국 세 번째 방문)
결혼식 준비를 위해 저녁 비행기로 나리타-대구 노선을 타고 한국에 들어감.
이튿날, 대구에서 스튜디오 촬영을 했다. 그리고, 그날 저녁에 장인 어르신과 장모님이 대구로 들어오셨다.
셋째 날, 양가 부모님들과의 상견례.
넷쨌날, 장인 어르신과 장모님을 모시고, 결혼식 당일날을 대비한 동선 체크, 문제점 등을 리스트업을 했다.
다섯째 날, 일본으로 귀국
2019년 11월
- 무사히 결혼식을 치르다(한국 네 번째 방문)
그렇게 오랜 시간 준비해 온 결혼식을 거행했다.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나는 너무 진이 빠져서 결혼식 이튿날 거의 하루 종일 뻗어 있어야 했다.
아, 뭐랄까. 결혼식하고 함께 사는 이 세상의 부부들을 진짜 존경한다.
일본인 아내와 연애 시작에서부터 결혼식까지의 간단 비망록은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