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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부부/부부관계

국제커플, 결혼식 올릴까 말까?

by 후니훈 - Hoonyhoon 2022.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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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약속한 국제커플, '우리 결혼식은 어떡하지?'

외국인과 교제를 하다가 관계가 점점 발전하게 되면, 결혼을 생각하게 되는 시점이 다가온다.

연애를 할 때만 해도, 국경을 넘나들며 사랑을 하는 것은 둘 만의 문제였다. 그러나 혼인을 하고 남은 인생을 제2막을 여는 것은 더 이상 둘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로 간의 가족과 친인척들과도 필연적으로 인연을 맺어야 한다. 서로에게 가끔씩 찾아가서 얼굴을 비추는 정도야 부담이 없을 수는 있겠지만, 그것은 엄연히 성대한 첫 스타트를 잘 끊고 난 후의 이야기다. 이 기나긴 여정의 막을 올리는 결혼식에는 최소한 양쪽의 최측근 이상의 관계자들을 모두 같은 날, 한 자리에 초대하여, '성혼선언'이라는 특별한 의식을 치러야 한다. 문제는 이 특별한 자리를 준비하는 것이 국제커플들에게는 경제적・시간적・물리적으로 아주 큰 장벽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나는 많은 커플들이 이 현실적인 문제 앞에서 좌절하고 헤어지거나, 언제까지나 뒤로 미루고 사실혼처럼 동거를 하며 사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우리 국제커플들은 결혼식에 문제에 어떻게 대처하면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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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처음에는 결혼식을 올릴 생각이 없었다

결혼식이라는 하나의 의식이 둘 사이의 관계와 미래를 방해한다고 생각된다면, 굳이 결혼식을 치르지 않는 방법도 존재한다.

나는 지금의 일본인 아내와 결혼하기로 결심했을 때, 결혼식을 치르는 것에 대해 너무나 큰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다. 왜냐하면, '대한민국의 지방도시(대구)가 주거점인 우리 가족과 친인척을 모두 일본으로 초대한다?' 혹은 '일본의 수많은 친인척과 관계자들을 대한민국의 한 지방도시에 초대해서 결혼식을 올린다?'라는 스스로의 물음에, 도저히 '거행하겠다'라는 결단을 내릴 수 없었다.

부끄럼이 많고 낯을 많이 가리는 내 와이프도 결혼식을 치르지 않거나, 가족끼리 조촐하게 대면하는 정도로 끝내고 싶다는 의향을 비췄다. 그런 형식적인 것 보다도 둘이서 하루빨리 혼인을 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가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주었다.

하지만 결혼 전의 어느 날. 지금의 내 아내와 미래 장모님,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이서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을 기회가 있었다. 아직 둘만의 향후 계획을 명확하게 정하지 못한 상황에서, 결혼식에 대한 의견을 은연중에 내비쳤다.

이에 대해, 장모님께서 말씀하셨다.

"분명히 이야기해두지만, 결혼식은 반드시 올려야 한다. 식을 올리지 않는 것만큼은 있을 수 없다."

그리고 이어서 이유를 말씀하셨다.

"결혼식을 함께 준비하는 일은 생각보다 힘든 일이야. 그 정도의 난관을 넘지도 않고, 무사히 결혼생활 헤쳐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가?"

우리의 생각은, 장모님에게 매몰차게 내팽개쳐졌다. 

그렇게 우리는 장모님과 장인 어르신의 결혼식에 대한 명확한 가치관을 존중하여 '결혼식을 올린다'쪽으로 생각을 바꾸었다. 부모님들이 우리의 교제와 결혼을 반대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응원해 주겠다는 입장이었으므로, 이분들의 의견에 감히 대항할 도리가 없었다.

이후의 우리의 향방은, 나의 고향인 한국에서만 결혼식을 올리는 쪽으로 정하고 준비를 해나가게 되었다. 

 

결혼식은 웬만하면 올리는 것이 좋다

어떻게 보면 우리 부부는 자의보다는 타의에 의해서 결혼식을 올린 셈이다.

하지만 지금의 일본인 아내와 실제로 결혼식을 올리고 함께 살아보니, 과거의 나의 타의적 생각을 고쳐먹게 되었다.

결혼식이란 높은 장벽을 마주하고 있는 국제커플이라 할지라도, 웬만하면 결혼식을 올리는 것이 좋다는 것이 지금의 나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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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을 준비하는 과정은 문제점 투성이다.

준비에는 수많은 의사결정의 순간이 찾아오고, 또한 수많은 문제점과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결혼식을 치르려면 어떻게 해서든 이러한 문제들을 넘어서야 한다. 그런데 이것들은 절대로 둘 만의 의사결정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는다. 반드시 가족 및 친인척들과 주변인들의 도움이 없이는 어떻게 되는 문제가 아니다. 그러므로 결혼식은 준비과정에서부터 결혼식이 끝난 후까지, 양가의 가족과 친인척 그리고 지인들의 힘을 빌리고 신세를 지는, 문제 해결의 프로세스를 통해서, 서로 간의 유대관계를 돈독히 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된다. 이 경험 자체가 앞으로 우리 둘에게 닥칠지도 모를 사사롭고 중대한 모든 일에 서포터가 되어 준다.

한편, 고생 끝에는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는 법. 결혼식 그 자체는 축복이다. 

결혼식 반지 교환
아내의 할머님께서 수제로 직접 제작해주신 결혼반지를 교환하고 있다

준비과정에서 도움이 되어 주었던 모든 사람들에게도 축복의 감정이 배가 되고, 진심 어린 축하를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초대만 받아서 온 사람들에게도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을 통해서 마련된 자리에 초대를 받았고라는 생각이 절로 들것이 분명하다. 또한 국제커플의 결혼식에 참석했다는 귀중한 추억을 가지고 돌아가게 될 것이다.

나는 결혼식을 올리고 나서야 이러한 것들을 깨달을 수 있었다. 결혼식을 통해서 얻은 것은, 결혼식에 투자했던 시간과 에너지 그리고 비용보다도 훨씬 더 값어치가 있는 것이었다. 

결혼식을 올리는 것이 좋을지 고민하는 국제커플이 있는가?

그렇다면 장소와 형식에 개의치 않아도 상관이 없으니, 반드시 결혼식을 거행할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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