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떠나는 1박 2일의 일본 국내여행
일본 정부의 외국인 관광객 입국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한국에 있는 가족과 지인들이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 늘어났다. 나는 이 포스팅을 작성하는 시점에서 1살 반이 된 딸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라 한국을 포함한 외국을 나간다는 게 좀처럼 여의치 않다.
그러는 와중에 가족, 지인들로부터 내 얼굴도 볼 겸 일본에 오겠다는 카톡이 속속들이 도착하고 있다.
그중에서 친구 두 놈이 일본으로 놀러 오는데, 일본에 사는 또 다른 한국인의 친구 집에서 머물 예정이란다. 물론 우리 넷은 중학교 동창으로 오랫동안 우정을 다져온 사이이다.
한국에 돌아가지도 못하고 답답한 마음으로 지내는 내 마음을 와이프가 이해했는지, 이틀정도는 딸아이 걱정 말고 친구들이랑 놀다 오라고 한다.
마누라님 감사합니다!!
나는 요코하마에 살고, 또 한 친구는 토치기현(栃木県)의 우츠노미야(宇都宮)에 살고 있다. 우츠노미야는 교자가 유명하고, 닛코라는 온천지도 가까워 관동 쪽에 사는 일본인들도 많이 찾는 관광지이다.
어쨌든 오랜만에 여행하는 기분으로 출발~!
애플 페이로 편리하고 쾌적한 여행 만끽하기
나는 출장갈 때도 그렇지만, 어디 머물고 오는 일은 대부분 1박으로 다녀오는 경우가 많다.
1박 2일로 어디 다녀온다는 것은 참 애매하다. 왜냐하면 짐이 어중간하게 많기 때문이다.
특히 나는 어디 나갈 때 작정하고 여행 가는 일이 아니면, 손에 짐을 들고 다니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백팩은 무겁더라도 손은 자유로워야 하는 인간이다.
아무튼, 오랜만에 외박하는 거라 뭘 가져갈까 고민했지만 결국에는 백팩 하나에 다 들어가도록 알차게 짐을 챙기고 집 밖으로 나왔다.
요코하마의 집에서 우츠노미야까지 가는데 3시간 정도는 잡아야 한다. 다행히도 이날 날씨도 좋고 떠나는 발걸음이 가볍다.
집 근처에 있는 JR전철의 역에 도착했다.
여기서부터 애플 페이의 위력이 발휘된다.
여행의 편리함과 쾌적함을 제공하는 것은 다름 아닌 애플 페이기 때문이다.
오늘 우츠노미야까지 JR을 이용할 예정인데, 애플 페이와 스이카의 조합으로 모든 경제활동이 완결된다.
애플 페이의 스이카는, 아이폰이나 애플 워치상에 스이카를 발행해, 신용카드 등에 의한 입금(차지)이나 티켓 구입을 통해, 역에서 초록의 창구나 자동 발매기에 줄지어 줄 필요 없이, 부드럽게 철도 및 버스, 쇼핑등에 이용할 수 있다.
그나저나 스이카에 잔액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스이카 앱으로 확인해 보았다.
- 참고로 스이카와 같이 애플 페이에 내장되는 교통카드는, 한 카드로 복수의 단말기에 사용할 수 없다. 예를 들면, 아이폰용으로 스이카를 발행했다면, 이 카드는 애플 워치에 사용할 수 없다. 애플 워치에도 사용하고 싶으면, 스이카를 한 장 더 발행해서 애플 워치용으로 따로 심어줘야 한다. 이는 아마도 정기권 같은 할인이 적용된 카드를 다른 사람과 돌려 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므로 나는 아이폰용 그리고 애플 워치용으로 한 장씩(총 2장)의 스이카를 발행해서 쓰고 있다.
아래 왼쪽이 아이폰용 스이카이다. 3,226엔이 충전되어 있다. 오른쪽은 애플워치용 스이카. 21엔 밖에 들어있지 않다.
오늘 다니면서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어야 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애플 워치의 스이카를 이용하려고 한다.
일단 충전을 해야 되는데, 참고로 전철역의 개찰구를 이용할 시에는, 애플 페이의 교통계 IC카드 잔액이 특정 금액 이하이면, 내가 설정한 금액만큼 자동으로 충전할 수 있게 설정해둘 수 있다.
즉, 개찰구를 지나갈 때는 잔액이 부족해도 신경 쓸 필요 없이, 내가 설정해둔 금액(나는 5000엔으로 설정)이 알아서 충전된다.
역 플랫폼 안에 들어와서 전철을 기다리는 중.
목이 말라서 자판기에서 물을 하나 살까 생각했는데, 도중에 요코하마 역에서 아침을 테이크 아웃할 생각이므로 그냥 참았다.
참고로 역 내의 자판기에도 스이카를 사용할 수 있는 단말기가 부착되어 있다.
그리고 요코하마역에 도착!
내가 탔던 전철에서 내리자마자 요코하마의 유명한 에키벤(駅弁-역에서 파는 도시락)인 키요켄(崎陽軒)의 가판대가 눈에 들어온다. 아침부터 키요켄의 에키벤을 먹기에는 부담스러워서 오늘은 스킵함.
전철을 갈아타기 위해서도 일단 지하로 내려와야 하는데, 바로 내려오자마자 BECK'S COFFEE가 눈에 들어온다. 특히 도쿄 쪽으로 여행 오는 사람들이라면, JR을 이용할 때 이 커피 체인점이 자주 눈에 띌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가게는 JR동일본 그룹이 소유한 커피 체인이다.
뭐 먹을까 고민하다가, B.L.T(베이컨, 레터스, 토마토의 앞글자를 땀)를 먹기로 작정함
결제 역시 애플 워치의 스이카로 해주고.
B.L.T와 카페라테 세트로 테이크 아웃해서 들고 나옴.
좀 나와서 돌아다니다 보니, 요코하마 JR역 개찰구 안쪽 통로가 새롭게 리뉴얼이 되어 있었다.(좀 더 둘러보고 아침식사를 골랐으면 좋을 뻔했다...)
어쨌든, 지금부터는 요코하마역에서 JR쇼난-신주쿠 라인으로 갈아타고, 한방에 우츠노미야까지 갈 생각이다.
그런데 일반열차를 타면, 당연히 마스크를 벗고 식사를 한다는 건 용납이 안 된다. 더군다나 2시간 반을 달려야 되는데, 짐도 있고 불편하다.
이럴 때 이용하라고 있는 것이, Green Car이다. JR전철은 신칸센이나 노선이 긴 재래선에 좀 더 편하게 앉아서 갈 수 있는 칸을 제공하는데, 이를 Green Car라고 부른다. 물론 추가 요금이 들며 평일보다 주말 요금이 싸다. 하지만 거리에 따라서도 요금이 다른데, 다만 상한선이 있어서(평일에는 1000엔이 상한선이다) 먼 길을 가는 경우에는, Green Car를 이용하는 것이 이득이다.
Green Car 티켓은 앱으로 미리 구매 가능하다.
결제 내역을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애플 페이에 등록해 둔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내 스이카의 일람에 그린카를 이용할 수 있다는 표시가 뜬다
혹시 앱이 없고(혹은 이용방법을 잘 모르거나), 스이카 실물 카드가 있는 사람은, 다음과 같이 생긴 구매기의 화면 밑 가운데 부분에 아이폰이나 실물 스이카 카드를 올려놓고 현금으로 구매하는 것도 가능하다.
일반 열차는 그냥 단층이고, 그린차는 좌석수를 확보하기 위함인지, 2개의 복수층으로 된 칸이다.
나는 그린 칸을 타면 보통 아래층에 자리 잡는다. 아무래도 전망이 좋을 것 같은 위층보다는 아래층이 사람이 적을 확률이 높아서 아래층을 선호한다.(하지만 혼잡할 때는 그런 거 관계없음)
일단 계단을 통해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자리를 하나 잡는다. 나는 창문이 탁 트인 자리를 선호한다.
자리를 잡았으면, 각 자리 위에, 스이카 카드의 그린권 구매 정보를 읽어들이는 단말기가 내장되어 있다. 여기에 구매한 그린권 카드를 가까이 가져가면 빨간색 라이트가 파란색으로 바뀐다. 즉, 돈을 지불하고 자리를 차지했다는 것을 표시하는 것이다.
혹시라도 빨간불인데 앉아 있으면, 열차 내 직원이 확인하여, 그린칸 이용권을 구매하지 않았으면 결제를 요구한다.
자리를 잡았으면 주변을 살펴본다. 오늘은 평일이라서 그런지 대체적으로 한산하다. 일단, 간이 테이블도 있고, 옷걸이용 고리도 부착되어 있다.
그리고 아까 전에 요코하마역에서 테이크 아웃한 B.L.T를 개봉해서 아침 끼니를 때운다.
가볍게 아침을 때웠음에도 불구하고 뭔가 좀 부족하다. 참고로 그린 칸에는 열차 내 직원이 돌아다니며 간단히 먹을 것이나 음료를 팔기도 한다. 때마침 직원이 지나가길래 메이플 시럽맛 와플을 구매했다. 물론 애플 페이로 결제 가능하다.
그렇게 배를 채우고 나서, 2시간여의 시간을 달래줄 웹서핑을 시작함. 테이블은 나의 맥북 프로 16인치가 딱 올라갈 만큼의 크기는 확보된다.
중간에 도쿄의 최대 번화가인 시부야 신주쿠도 지나가고.
요코하마역에서 2시간 15분여 정도를 달린 끝에 우츠노미야에 도착했다.
일단 서쪽 출구로 나와서 바깥 구경 한번 하고, 친구들이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오는 길은 멀었지만, 애플 페이와 함께 편리하고 쾌적하게 올 수 있었다.
이렇게 적고 보니, 일본에서 애플 페이를 쓰지 못한다면, 중간중간에 여러 번 지갑을 꺼내서 지폐와 동전을 주고받는 등, 경제활동에 동반되는 행위가 꽤나 부산스럽고 귀찮았을 것이다. 하지만, 애플 페이 덕분에 그런 불편함 없이 깔끔하게 여행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어서 너무나도 편리하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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