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마주하는, '오늘 저녁밥은 어떡하지?'라는 고민
나는 지금의 일본인 아내와 코로나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 6월에 혼인신고를 하고 같이 동거를 시작했다. 그리고 그 해 11월에 한국에서 무사히 결혼식을 올리고 본격적인 신혼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코로나 때문에 신혼여행도 가지 못한 채 1년쯤 갇혀서 지냈을까. 우리는 첫 아이를 임신하게 되었다. 거기서 10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러, 내 눈에는 천사 같기만 한 딸아이가 태어났다. 그리고 그저께까지 갓난아기였던 딸아이가,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니, 이제는 조금 뛰어다닐 정도로 성장했다.
이렇게 만으로 3년이라는, 짧다면 짧은 시간에, 우리 부부는 서로의 인생에 있어서 크나큰 변화를 맞이했다.
그 와중에도 우리 부부를 매일같이 언제나 괴롭히는 명제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오늘, 우리의 저녁은 어떡할까?'이다.
맞벌이와 육아를 병행, 거기에 밥까지 챙겨 먹는 데도 한계가 있다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있는 부부들은 누구나 이 고민에 공감을 할 것이다.
신혼생활 초기에는, 너무나 감사하게도 아내가 매일같이 점심 도시락을 만들어 주었고, 회사에 다녀와서도 저녁을 차려 주었다. 물론 우리는 맞벌이 부부이므로, 모든 것을 부탁할 수는 없었다. 나도 팔을 걷고 일주일에 2~3일은(주로 주말) 직접 요리를 하며, 가사를 분담했다.
아내가 임신 말기부터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받고 나서는, 공교롭게도 내가 회사일로 너무 바빠져, 한동안 아내에게 이것저것 부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었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부터는, 모든 것을 둘이서 커버한다는 게 너무나도 힘이 들었다.
아내의 육아휴직이 끝나고 회사에 복직을 할 때쯤, 낮으로는 딸아이를 보육원에 보낼 수 있으므로, 어떻게든 일과 육아를 양립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불가피하게 잔업을 하거나 특별한 일이라도 생기는 날에는 제대로 된 가정생활을 유지할 수 없었다.
그중에서 가장 힘든 점은 역시 저녁밥을 만드는 일이었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매일의 저녁밥을 간편하게 해결할 방안을 모색해야만 했다. 물론 우리 손으로 다 해결할 수 있다면 가장 좋았겠지만, 생활이 유지가 안 된다면, 그러한 고생은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둘이서 맞벌이도 하고 집도 회사에서 빌려준 집에 살고 있으니, 경제적인 상황에는 여유가 있었다. 돈과 물건, 돈을 들여서라도 좀 더 편리한 방법이 없을까 생각했다.
그러다 우리는 코로나 시대에 접어들면서 크게 성장한, 어느 한 식자재 배달 서비스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일본의 식자재 배달 서비스 '요시케(YOSHIKEI)'
우리는 아내가 임신을 했을 때부터, 2군데의 생협의 배달 서비스(Pal system, COOP共済)와 슈퍼 체인의 배송 서비스(ヨーカドーネットスーパー)를 번갈아 사용해 가며, 주문 가능한 날과 식자재 등의 종류의 제한을 커버했다.
하지만 이러한 서비스들을 로테이션 돌려가며 사용해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점이 있었다. 그것은, 모든 주문을 매번 따로따로 해야 하고, 무엇보다도 식자재는 주문할 수 있었지만, 무엇을 만들면 좋은지까지는 해결해 주지 못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단순한 배달이 아닌, 어떤 음식을 만들면 좋을지, 그리고 그 음식을 만들기 위해 어떤 재료가 얼마나 필요한지에 대한 부분까지 한방에 해결해 주는 서비스를 원했다.
이것저것 정보를 찾다 보니 우리가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요시케(YOSHIKEI)'라는 식자재 배달 서비스이다.
이 식자재 배달 서비스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 배송료가 무료다.
- 필요한 식자재를 필요한 양만큼 보내준다.(대신에 쌀과 기본 조미료는 본인이 준비해야 함)
- 매일 다른 메뉴 선택 가능 - 6가지 카테고리에서 일주일 단위로 주문 가능(월~금, 또는 월~토 주문 가능)
- 영양 밸런스를 고려한 메뉴를 제공
- 일주일 단위로 레시피 북이 같이 배송되어 온다.
우리의 경우는 6가지의 메뉴 카테고리 중에서, '쁘치 마마(プチママ)'라는 카테고리를 일주일 단위로 주문하고 있다. 이 카테고리를 선택한 이유는, 우리가 먹을 재료를 조금 떼내어서, 이유식도 만들 수 있도록 재료와 레시피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딸아이에게 줄 저녁 이유식도 특별히 따로 준비할 필요 없이, 이 요시케 하나라 퉁 칠 수 있는 점이 최대의 장점이다.
요시케는 부재중이라도 아래 그림과 같이 집 앞에 그날의 식자재가 담긴 보관 용기를 놓고 가준다.
보관용기는 더운 한여름에도 반나절은 식자재의 신선도가 잘 유지될 수 있도록, 보온성이 좋은압축 스티로폼을 사용하고 있으며, 적절히 보냉제를 넣어서 재료의 신선도가 유지될 수 있도록 포장해 준다.
안에 식자재를 다 꺼내고, 상자랑 보냉제만 그대로 넣어둔 채로 집 앞에 두면, 다음날 가져온 식재료 상자와 교환해서 회수해 간다.
참고로 오늘의 메뉴는 '야채 함박 스테이크'이다.
레시피 북을 펴면, 길어도 10줄 안에 요리를 만드는 레시피가 다 적혀 있다. 메뉴 별로 다르지만, 레시피대로 만들면 15~30분 안에 저녁식사가 뚝딱하고 완성된다.
이상으로, 일본의 식자재 배달 서비스 '요시케'에 대해서 소개해 보았다.
우리처럼 일본에 채류하며 맞벌이로 일하면서 육아도 하는 교포들이나, 한일부부에게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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