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일부부/육아

일본출생 자녀의 일본여권 신청하기

by 후니훈 - Hoonyhoon 2022. 9. 4.
반응형

들어가며

나는 2019년 11월에 지금의 일본인 아내와 결혼을 하였고, 2021년에 첫 딸아이가 태어났다. 결혼식을 치르기 위해 한국에 간 것을 마지막으로, 이 포스트를 작성하는(3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도 아직 일본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결혼식을 치르고 5개월이나 지난 후에야 신혼여행을 떠날 예정이었으나, 온 세상에 코로나가 창궐하는 바람에, 우리의 예정은 무기한 연장할 수밖에 없었다. 그 와중에 딸아이를 임신하게 되었으니, 평생에 한 번 밖에 없는 신혼여행은 더더욱 요원해졌다.

몸에 나쁜 후유증을 남길지도 모르는 감염병으로부터 이제 막 태어난 딸아이를 지키기 위해, 하루하루를 최대한 조심하며 지내는 수밖에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그러나 시간은 흘렀고 국가 간에 굳게 닫혀있던 문이 조금씩 열리는 무드가 조성되기 시작했다. 딸아이가 태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자식을 가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도무지 상상도 할 수 없었으나, 직접 경험해보니 너무너무 사랑스러웠다. 인간의 DNA가 그렇게 느껴지도록 만드는 것인지 신기할 따름이다. 또한 현해탄을 건너 디지털 기기 너머로 지켜보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도 그런 사랑스러움이 흘러넘쳐서 전해졌는지, 언젠가 손녀를 직접 만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 되었다.

'분위기만 좋아지면 언제든 한국으로 들어가자!', 그렇게 마음을 먹고, 비행기 티켓을 구매하는 것 이외의 모든 준비는 미리 해두고 싶었다. 그래서 일단은 여권을 만들어야 했다.

 

일본에서 태어난 이중국적자의 자녀는 일본에서 먼저 여권을 발급받자

우리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딸아이는 일본에서 출생을 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선천적 이중국적자에 해당된다. 한국과 일본 양쪽 국가에서 여권을 발급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 하지만 알아보니 발급을 받는 데에도 순서가 있는 것 같았다. 태어난 곳(일본)에서 먼저 여권을 발급받아야 한다. 왜냐하면 일본에서 한국 여권을 신청할 시에, 일본 여권도 지참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일본에서 태어난, 한일부부의 자녀는 일본에서 먼저 여권을 작성해두는 것이 좋다.

반응형

일본여권 발급 신청 준비물 및 절차

■ 한일부부 자녀의 일본여권 신청 시 준비물

  • 여권발급신청서(5년짜리 일반여권발급신청서  → 외무성 홈페이지에서 미리 작성 가능)
  • 여권용 증명사진 1장(6개월 이내에 촬영한 것 → 스마트폰으로 찍어서 편의점 인쇄 가능)
  • 호적등본 혹은 사본 1통(6개월 이내에 발급받은 것 → 마이넘버 카드 있는 사람은 편의점에서 출력 가능)
  • 본인 확인 서류 원본 제시(마이넘버 카드 및 운전면허증 등, 복사본은 불가함)
  • 수수료 6000엔(12살 이하의 미성년자는 6000엔 → 여권 수령 시 필요)
  • 여권 발급 대상 본인(신청 시에는 대리인만으로도 문제없으나, 수령 시에는 반드시 자녀 본인과 동행해야 함)
  • 일본국적 부모의 성(姓)과 한국 부모의 성을 병기할지 결정해 두기(국제부부의 경우, 양쪽 부모의 성을 같이 기재 가능함)

 

■ 일본여권 신청 절차

  • 신청 장소 : 여권 발급 신청은, 각 도도부현(都道府県)의 패스포트 센터나 출장소에서 신청 가능하다.
  • 일본은 다른 민원처리에 비해서, 여권 발급만큼은 가장 디지털화되어 있는 것이 분명하다. 여권발급 신청서는, 아래 그림과 같이 외무성 홈페이지의 지시대로 필요한 부분을 입력하면, 필요한 부분들이 다 채워진 신청서를 PDF 파일을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 되어있다. 우선은 홈페이지에서 묻는 질문에 답변을 하여, PDF 파일을 출력하면 신청서의 90%는 작성 완료다. 일본은 미성년자가 신규로 여권을 발급받는 경우 5년짜리 여권만 신청할 수 있다. 신청서 포맷은 아래 화면의 가장 왼쪽 위에 있는 '일반여권발급신청서(一般旅券発給申請書)'를 클릭하면 된다.

일본여권 신청서 작성 화면_1
일본 외무성 홈페이지의 여권 포맷 선택 화면

 

  • 포맷을 선택한 후에, 그다음에 뜨는 화면의 질문에 차례로 답변해 나가면 된다.

일본여권 신청서 작성 화면_2
일본여권 신청서 작성 화면 1

 

일본여권 신청서 작성 화면_3
일본여권 신청서 작성 화면 2

 

  • 답변을 완료하면, 다음과 같은 신청서가 PDF 파일로 출력이 된다. 이것을 프린터 해서 지참해 가면 된다. 서명란은 검은색 볼펜 등으로 직접 서명을 해야 한다. 이때 미성년자의 신청서의 경우에는, 아래 그림에서 글씨로 적어놓은 부분에 부모가 대필로 서명할 수 있다.

일본의 여권발급 신청서_1
여권발급 신청서(앞면)

반응형
  • 서명을 하는 경우에는(대필로 작성하는 경우 표함), 다음 그림처럼 검은색 외곽선 안에 작성해야 하며, 선에 서명이 겹쳐서는 안 된다.

부모의 대필 서명 방법
부모가 대필로 서명하는 방법

 

  • 빠진 부분이 없는지 다시 한번 확인한 후에 신청서 뒷면으로 넘어가자 여권에 표시할 알파벳 이름의 기입란이 있다. 부모 중 한쪽이 외국인일 경우, 원하는 자에 한해서 일본인 친권자와 외국인 친권자의 성을 병기할 수 있다. 기재방법은 성(姓) 란에 자녀의 일본 이름의 성을 기재하고, 그 옆에 괄호로 부모의 성도 알파벳으로 적는 식이다. 창구직원이 내가 외국인 친권자인 것을 알고는, 어떻게 할지 질문을 해주었다. 나는 성을 병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생각보다 긴 시간을 고민했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는 양쪽 다 병기하는 쪽을 선택했지만 말이다.

여궈에 기재될 영문 이름 기재하기(부모의 성도 병기 가능)

 

  • 신청서 관련해서 기입사항을 다 채우고 나면, 여권사진도 함께 재출해야 한다. 여권 사진은 아래와 같이 규격과 조건이 명시되어 있다. 일본에서는 여권용 증명사진을 찍으러 가면, 보통 아래에 제시된 것처럼 푸르스름한 배경을 사용한다. 물론 흰색 배경도 문제는 없다. (참고로 한국 여권은 바탕이 흰색이여야한다. 더군다나 뒷배경에 그림자나 주름 등이 끼어있으면, 엄격히 다시 찍어오라며 되돌려 보낸다고 한다)

여권 사진 규격

 

  • 갓난 아기나 어린아이의 경우는, 똑바로 앉혀놓고 증명사진을 찍는 게 쉽지가 않다. 나의 경우에는, 집에서 흰색 천(정확히는 무늬가 없는 흰색 러닝셔츠) 위에 딸아이를 눕혀놓고, 아내와 둘이서 끙끙대며 몇 번이고 찍었던 것 같다. 결국 하나 건진 것이 아래 사진인데, 이 사진을 편의점 복합기에서 인쇄해서 가져갔다. 배경에 주름이 져 있어서, 혹시나 거부를 당할까 봐 걱정이 되었지만, 결론적으로는 문제는 없었다. 접수창구에 증명사진을 제출하니 '뒤에 흰색 천을 대고 찍으셨나 봐요?'라는 한마디 질문에 '네'라고 대답한 것으로 통과시켜 주었다.

일본 여권 신청시에 제출한 딸아이의 증명사진

 

  • 여권발급 신청 접수가 문제없이 완료되면, 아래와 같이 수령 가능한 일자와 수수료가 적혀있는 교환권을 내어주니, 수령일까지 잘 보관해 놓도록 하자.

일본 여권 수령 교환권
일본 여권 교환권

 

  • 수령 가능 일자가 되면 교환권을 지참하여, 패스포트 센터 옆에서 판매하는 인지를 구매하여, 아래 인지란에 붙여서 제출하면 받을 수 있다. 
  • 여권 수령 시에는 반드시 본인이 동행을 해야 함잊어서는 안 된다. 

 

이상으로, 일본여권의 신청방법에 대해서 소개해 보았다. 우리 가족과 같이, 일본 국적을 포함한 이중국적을 가진 자녀의 일본여권을 신청하려는 사람에게 좋은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다.

반응형

댓글